2013/12/22 02:06

12월 어느날들








1.라이언맥긴리전에 다녀왔다.
 그녀처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있는데 시규어로스 자켓사진이었고 그 자켓사진의 작가가 라이언 맥긴리였다고
말 할 수는 없었지만.그래도 나는 대림미술관을 늘 관심있게 들락날락거리다 다코타라는 사진을 보게되었고 반하게되었다.
왜인지 모르게 놀면서 즐겁게 작업하는 분위기가 있는 사진들이라 혹자들은 작업 참 편하게 했다고 생각 할 수 있을 법도 한데
달리는 자전거 위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찍은 사진을 보면  '쉽게'찍기는 '어려운' 사진임에 분명하다.경찰관의 눈을 피해 궁둥이를 드러낸 모델들이 길을 달려다니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터이고.(이건  어떤 상점이 잘되는 걸 보고 아 내가 저걸 했으면 대박이었는데 하고 쉽게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모델이야 디자이너야 싶은 작가의 외관에도 사실 훅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분좋은 아드레날린이 가득한 사진이 더 좋은 것도 분명하다. 보랏빛을 더했다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불꽃을 들고 어쩌면 구조요청, 한편으로는 자유의 함성을 지르는 것같은 두 여자가 있는 사진이 애틋하기도 하고 좋기도했다. 나도 지금 살려달라고 막 절박하게 외치면서도 순간의 달콤함에 쉽게 빠져 즐거워하는 불안한 청춘이여서.
어렵지않아 가볍게 볼 수 있었지만, 보는 사람따라서 감정이입을 하는 순간 먹먹하고 답답해지는 부분들도 있었다.

2.supersede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좋다

3.며칠 날을 새고 피곤한 몸 어딘가에 당을 흡수하고자하는 유전자가 살아있음에 틀림없음. 마지막 과제가 언어유전자가 좌뇌 어딘가에 있다는 내용을 요약하는 거였는데, 내가 이제 미쳐가나보다. 11시 59분으로 기분좋게 또다른 과제의 만기일을 지키는 바람직한 학생이다. 이번 학기는 (처음으로) 학점에 미련이 생긴다. 나를 위해서가아니라 복학생이 교수님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그나저나 퍼블리크의 무한 매력은 "우리가게 충분히 유명한데 입소문 더이상 없어도 괜찮은데, 그래도 친절하고 따뜻하고 정직해"란 매력.

4.새 빨간 립스틱이 갖고싶었지만 나는 샛 주황빨강 립스틱을 받았다. 역시 색조는 발라보고 몸소 체험해보아야 지름이 허락이된느 것이었다. 새 빨간 립스틱보다 샛주황빨강 립스틱이 스물 여섯을 스물 여섯답게 해주었을 것 같다. 새 빨강은 멋진 서른이 되어 머리 야무지게 쪽 내어 묶고 맨들맨들한 민낯에 바르는 걸로 잠시 유예.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하얀 아이가 구릿빛 나를 위해 고심하여 골라 준 선물 고맙다아)

5.내 년에 쓸 천 가방. 반대편으로 휘날리는 머리카락들이서 왜인지 모르게 억척스럽고 멋짐. 전시비보다 상품구입에 지출을 한 여자.

6.중학교 때 부터 현대문명에 조숙해서 유에스비를 선물해준 내 친구의 연재물. 유에스비 손난로. 생각보다 엄청 따뜻해서 좋았다. 열심히 충전해서 추운 겨울 유용하게 잘 쓰겠다.

7.애증의 도지마롤(또라이롤). 오늘 터미널에서의 재앙은 도지마롤 전달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배터리없는자를 찾는 사막에서 바늘찾는 자.나는 미친사람처럼 전화 한통을 이방인에게 구걸하며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를 반복해서 말해야만 했다.

8.일명 걱정비누
새겨져 파고드는 걱정들이 눈녹듯이 사라지는 그 날에는 또 다른 걱정을 지우러 크램앤누아를 찾아가면 된다.
누군가의 걱정을 없애지는 못할망정 설상가상으로 만들어 줄 계면활성제는 일체없으며, 아이보리향이 진동 할 것 같지만
은은한 자몽향이나는 반전의 비누이니, 나는 주머니는 가볍게 그리고 재미나게 너에게 선물 할 생각.

9.올 해 나는 좀 아팠고, 그리고 큰 하나의 선을 그었고, 또 다른 출발을 엿보고있고,
이런 과정에서 너무나도 뚜렷하게 나의 사람들을 보았고, 정말 감사했고, 앞으로도 감사 할 것이고,
내년에는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조금씩이라도 나누면서 너그럽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10.
누군가는 몸소 체험하지않고 타인의 결과물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한다.

어쩌다가 예쁘게 노을지는 하늘사진을 우연히 건진 날이 운이 좋았다면
라이언 맥긴리가 달려가는 친구의 자전거 뒤에 앉아 아슬아슬하게 상체를 일으켜 스냅샷을 찍은것은 인고의 결과물인데 말이다. 이것은 우리엄마가 개업해서 승승장구하는 식당을 볼 때, 나도 했으면 대박 이었을텐데 하고 쉽게 말하는 경향과도 같다.
(엄마미안) 겪어보니 한 순간에 대박이나 로또 맞...을 확률보다 그냥 묵묵하고 꾸준히 자기 일을 재미나게 하는 사람이 성공도하고 존경도 얻는게 당연한 사실이지만 가끔은 누군가의 성공을 배아파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진심이 담긴 축하란 내 마음의 모난 구석의 한 끝 차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바라보는 나에 대한 애정과도 관련이 있구나 라는 걸 느낀 한 해였다. 진심이 담긴 위로도 마찬가지다. 여튼 쌍방의 애정을 갖고 진심의 축하를 해 줄 준비가 된 나의 사람들에게 더 더 감사한 13년이었다.





덧글

  • 헤이 2013/12/24 14:35 #

    글 잘읽고 갑니다.^^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은 저도 가고 싶은데 뭔가 시간이 잘 안나서...
    올해가 감사했다니 좋은 해 였네요^^
    내년은 더 좋은 해가 되기를~^^
  • infatuation 2013/12/24 15:19 #

    헤이님도 내년에 더 행복한 한 해가되셨음 좋겠네요. 라이언은 2월말까지는 하더라구요. 시간나실 때 가볍게 보시러가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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